Nikki. S. Lee

Project (1997-2001) 시리즈를 통해 미국에서 작가로 데뷔한 니키리는 그녀 자신이 펑크, 힙합, 라틴족, 레즈비언, 여피, 고등학생 같은 다양한 집단에 들어가 함께 생활한다. 그리고 그 문화에 동화되기 시작하면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사진 속 장면은 그녀에 의해 연출된 것이 아니라 지나가던 행인 혹은 지인이 찍어준 한 장의 스냅 사진이다.

Part (2002-2005) 시리즈에서 그녀와 함께 있는 사진 속 연인은 의도적으로 잘려나간다. 그리고 그 남자가 누구인지 궁금해하면서 우리는 그의 곁에 있는 그녀의 모습, 표정, 행동을 관찰하며 부재하는 그의 모습을 그려나간다.

“정체성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고 속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한 가지 정의만 내릴 필요가 없다. 결국 정체성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묻고 싶었다.” 니키리의 작업은 ‘정체성’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 어느 집단 혹은 어떤 타인과 관계를 맺어가는지에 따라 얼마나 영향을 받고 또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련의 기록이다. 그녀의 작업 속에서 정체성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주위 환경에 의해 변화하는 불안정하고 가변적인 무엇이다.

 

The Hispanic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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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p Hop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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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xotic dancer pt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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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sbian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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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choolgirl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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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i S. Lee The Schoolgirls Project(22) Digital C- Print, 2000

 

The yuppie project

Nikki S. Lee_The Yuppie Project_cahierdeseoul_1

1970년에 출생한 작가 니키리는 중앙대학교 사진과를 졸업한 후 패션사진을 공부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다. 학교 수업과 병행하여 사진작가 David LaChappelle의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로 일을 하지만 패션사진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뉴욕대 석사과정 중 졸업작품으로 작업한 ‘프로젝트’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작가로 데뷔한다. 그녀의 마지막 시리즈 LAYERS 이후 현재는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cahierdeseoul
인터뷰
까이에 드 서울 : 어떻게 사진을 전공하게 되셨나요?

니키리: 원래는 영화를 전공하고 싶었는데 집안의 반대로 영화과를 못가게 되서 사진과로 타협을 한거에요. 사실 사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사진과에 가서 영화과 수업을 들으면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들어간거죠. 지금도 여전히 사진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사진이라는 매체 자체에 관심이 가는 건 있어요. 그런데 사진 그 자체가 좋은 것이지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대한 욕심은 예전부터 없었던 것 같아요. 멋있는 사진을 찍기위해 구도를 잡는, 그런 의미의 사진은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기록을 한다는 점에서 사진이 삶에서 주는 의미는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납골당에 갈 일이 있었는데 거기에 사진들이 쭉 붙여져 있잖아요. 저는 어떤 사진 전시회보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어요. 그 자리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니까요. 그런 기록이라는 기능을 가장 명확하게 하는 것이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제 프로젝트도 기록적이잖아요. 저는 사진의 그런 본질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가족사진이나 스냅사진, 앨범사진을 보는 걸 좋아해요. 사진 자체를 좋아하는 것 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인생의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영화를 좋아하세요?
얼마 전에 이경규씨가 제작한 영화 ‘전국 노래자랑’을 봤어요. 영화 자체에 예술적인 의미는 없지만 되게 심플하면서 마음을 움직이는 뭔가가 있었어요. 이 영화는 그거면 되지 않나. 마음을 움직이는 것 하나만 가질 수 있다는 것도 되게 힘들잖아요. 각 영화마다 나를 움직이는 것 하나만 있으면 좋다는 생각이 요새는 들어요.

‘Project’ 시리즈 작업을 한 미국에는 어떻게 가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패션 사진을 하려고 갔어요. 패션사진을 하면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처음에 갔을 때 작업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죠. 프로젝트 시리즈 같은 경우는 학교 과제로 시작했던 거에요. 제 작업을 해야 졸업을 할 수 있으니까 시작하게 된거죠. 눈에 보이는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내 얘기를 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평소에 느꼈던 소재를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된거에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잖아요. 굉장히 소심한 사람이 완전 그 반대의 성향을 가지기는 힘들죠. 그런데 저한테는 완전히 다른 여러 성격이 있거든요. 예를 들면 저는 홍대의 힙스터와도 사귈 수 있지만 청담동 클럽에 다니는 남자와도 사귈 수 있거든요.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나’라는 한 사람의 정체성 안에 이렇게 극단적인 것이 공존할 수 있을까 – 라는 걸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도 이해가 되고 저런 성향을 가진 다른 사람을 만나도 공감을 할 수 있는 – 그 끼리끼리의 성향이 모두 이해되는 지점이 오히려 더 외로웠던 것 같아요. 그걸 작업으로 해볼까 생각했던거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런 장면을 찍어야겠다는 구상이 어느 정도 되어 있었나요?
컷 바이 컷은 없었어요. 스냅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따로 연출은 하지 않았어요. 연출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저한테는 오히려 지루한 기념사진이 아름다운 것이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연출이 들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아예 미학(esthetic)을 버리자는게 제 입장이에요.

사진을 찍기 전 준비 과정도 작업의 일부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요. 저는 작업의 결과물만 보여주고 싶어요. 그 사진을 처음 봤을 때 받는 느낌이 중요하거든요. 촬영 과정은 저한테 의미가 있을 뿐이지 다른 사람들과 그 의미를 공유하고 싶지는 않아요. 미국에 있을 때도 프로젝트 시리즈 진행 과정을 책으로 만들자고 제안을 받았었는데 모두 거절했어요. ‘내가 오하이오에서 이랬고, 스트릿 나잇이 이랬고’ 제 성격상 그런걸 못하는 것 같아요. 작업만 보여주면 그것으로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어린시절을 보냈나요?
평범한 집에서 자랐어요. 10살 때 시골로 전학을 가서 거기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으니까 청소년기는 모두 시골에서 보냈죠. 지나고 보면 굉장히 잘했다는 생각은 들어요. 인생의 많은 층을 이해하게 될 수 있었어요. 시골은 도시에서 알 수 있는 것과는 굉장히 다른 세계가 있어요. 그런데 그 세계가 되게 직접적인 거라서 많은 감정을 겪을 수 있거든요. 도시는 많이 다듬어져 있잖아요. 시골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 같은 것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성장과정에서 그런 것들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 자연을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으로만 경험하는 인문학적인 경험을 직접 겪게 되서 굉장히 다른 차이를 주는 것 같아요.

PART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그 때 제가 남자친구랑 사귀고 있었는데 많이 힘들었어요. 왜 어떤 남자랑은 편안한데 어떤 남자를 만나면 화가나고 힘들까. 왜 그럴까에 대한 생각을 해봤어요. 근데 그게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잖아요. 상대방에 따라 정체성에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한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Project 시리즈에서는 ‘니키가 누구야.’잖아요. 파트에서는 ‘잘려나간 이 남자는 누굴까’예요. 그러면서 이 남자와 같이 있는 이 여자는 누굴까, 이런식으로 여자를 보면서 WHO’S THIS GUY가 되는거죠. Part 프로젝트는 일 년 정도 진행 했어요. Project 시리즈 보다는 연출이 보이는 작업이였어요.

LAYERS 작업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궁금했어요. 어느 나라나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럼 프랑스에서 그린 내 얼굴과 스페인에서 그린 내 얼굴이 같을까? 그 나라의 문화가 제 얼굴을 보는데 얼마나 반영될지 궁금했어요. 그런데 런던에서 그린 그림은 제가 런던 여자처럼 보여요. 터키에서 그린 그림은 제가 터키여자처럼 보이고. 뉴욕 같은 경우에는 문화가 드러난다기 보다는 제 얼굴에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많아 보여요. 그림마다 도시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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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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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얼굴들을 겹쳐 놓은데는 이유가 있나요?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사실 굉장히 수줍음이 많아요. 그런데 그걸 바꾸고 싶어서 일부로 활동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많이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사교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 사람이 정말 수줍음이 많은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많은 겹을 뚫고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그림을 겹쳐서 레이어 작업을 하게 된거죠.

마지막으로 도시 서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서울에 애정이 많아요. 사실 얼마 전에 영화 감독 친구랑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청담동, 홍대, 이태원 다 다르잖아요. 서울 안의 여러 문화를 왔다갔다하는 NIGHT TRIPPER를 소재로 1시간 반 정도의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 무겁게 시나리오로 짜여진 것 말고 게릴라 형식으로. 그렇게 애정을 가지고 서울을 보는 영화가 별로 없잖아요.

천호동 유흥가에 있는 보드게임장에서 포카를 치고 놀다가도 상수동 당인리 근처 카페에 앉아서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서울은 그게 아름다운 것 같아요.

 

P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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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 이홍근 4 1월 2015  

    흠…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대단히 느껴지는데요.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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