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 그 가게

어릴 때 다니던 문구점을 닮은 ‘사직동 그 가게’는 내리막길이 조금 가파른 한적하고 조용한 길가에 자리잡고 있다. 록빠(Rogpa)라는, 티벳어로 ‘친구’를 의미하는 비영리민간단체에 의해 운영되는 곳으로 다람살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티베트 난민을 위한 무료탁아소, 어린이 도서관, 여성작업장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여성작업장에서 만들어지는 물건들이 ‘사직동 그 가게’에서 공정무역으로 판매 된다. 우유팩이나 종이를 재활용해 손으로 만든 봉투에 따뜻함이 묻어나는 물건을 담아주는 이 곳은 기술이 없는 티벳 여성들에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재봉과 자수기술 교육비, 교육기간 동안 필요한 생활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운영비를 제외한 가게의 모든 수입금은 여성작업장과 무료탁아소를 일부 운영하는데 쓰인다. 공장에서 말끔하게 포장되어 나오는 ‘상품’들과는 다른, 어수룩하지만 그리운 느낌의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맛있는 짜이 한잔과 카레 한그릇을 곁들일 수 있는 카페가 옆에 나란히 이웃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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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인들은 인도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50여년간 비폭력 평화투쟁을 전개해오고 있습니다. 티벳인이면서도 티벳땅에서 티벳말을 쓸 수 없고 불교 공부를 할 수 없으며 중국어를 배우고 한족의 문화를 익히고 살아가야 합니다. 인도 전역에 10만 여명의 티벳인들이 티벳 난민촌에 거주하고 있고, 한 해 5000명에 가까운 티베트 인들이 자유와 희망을 얻기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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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빠의 시작

선한 마음의 주변에는 선한인연이 맺어지는 것처럼, 그들은 첫번째 소중한 인연인 도보여행가 김남희 씨를 만나게 된다. 김남희씨는 다람살라에서 제임스와 나눈 기억만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빼마와 잠양을 위한 음악회>를 열어 록빠 후원의 토대를 마련한다. 그리고 빼마와 제임스는 티베트에 한국을 알리고 싶어 한국으로 돌아와 600km 국토종단에 나선다. 국토 종단을 마친 후 친구들의 도움으로 록빠의 실질적 시작의 밑천이 되었던 <Save Tibet Festival>을 홍대 무경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된다. 첫번째 행사에서 마련된 후원금 300만원으로 다람살라로 돌아가 탁아소를 시작하게 된다.
<발밤발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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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직동 그가게는 어떤 곳인가요?
이 가게는 ‘친구’,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을 의미하는 록빠(ROGPA)라는 비영리민간단체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 한국 친구들이 한국에서 풀어낸 방식이에요. 록빠는 10년전 한 명의 티베트인과 한 명의 한국인이 만나 다람살라에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티벳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줄까 고민하다 시작된 프로젝트에요. 현재 티벳이 중국 점령하에 놓여있는 상태여서 인도, 네팔, 부탄 등지에 많은 난민분들이 살고 있어요. 그 난민촌 중에서 중심이 되는 곳이 다람살라라는 지역인데 그 지역에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이 필요해요.

처음 프로젝트는 무료 탁아소였어요. 아이들을 무료로 돌봐주면 그동안 부모님들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거죠.
그 다음 프로젝트가 여성작업장이였는데 일자리를 잃은 미혼모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방법으로 기술을 익히고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젝트에요. 그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다람살라에 록빠 1호섬이 생겼어요. 그리고 2010년, 한국에 2호점으로 이 가게가 생긴거죠. 인도에 있는 단체이긴해도 한국분이 함께 만든 단체예요.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 직업이 있으면서 삶의 일부를 자원활동을 하면서 보내시는 분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사직동에 자리잡게 되셨나요?
단체를 만들었던 빼마가 어릴적 사직동에서 자랐는데, 나중에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가 비어있는 작은 가게를 발견했고,
그 곳에 자리잡게 됐어요.

서울에 낸 2호점은 ‘록빠’라고 불리지 않고 ‘사직동 그 가게’로 불리게 됐는지 궁금해요.
록빠가 지향하는 방향은 단체를 키우는게 아니라 널리 퍼뜨리는 거라고 해요. 그래서 다양한 곳에 다양한 방식으로 티베트인들의 자립을 지원할 수 있는 방식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돕고자하는 사람들이 살고있는 나라나 도시, 마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형태나 방법으로 프로젝트가 이어져 나갈수 있겠죠. 자신이 살고있는 곳에서 세계 각지의 음지에 놓여있는 위험에 처한 사람들, 티베트인들에 대한 마음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것. 이름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어지게 되었어요.

어떤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나요?
‘사직동 그가게’는 이 여성작업장에서 만들어진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에요. 작업장을 지원할 수 있는 활동방식을 같이 모색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활동이 지원 위주에요. 가게를 시작하게 된 취지 자체가 티벳인들을 경제적, 문화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공간이다보니까 물건들의 90프로 이상이 다람살라에 있는 티벳 여성작업장에서와요. 이 상품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제작되었다기보다는 여기서 일하는 미혼모 여성분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기술교육이 주목적이에요. 그렇다보니까 비영리성 활동과 영리성 활동이 병행되고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어요. 판매를 하게되면 가게 운영비만 제외하고 그쪽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순환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서울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계세요?
저는 서울에서 계속 살아온 사람으로써의 느낌 같은것… 서울이 어쨌든 삶의 터전인데 최근 10년 사이에는 굉장히 대규모로 개발이 진행되고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보니까 문화나 역사적인 층이 덜 느껴지고 도시만의 고유성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장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하고 있는 활동이던 그곳의 고유한 문화를 지킬 수 있는 활동이 뭘까’라는 고민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좋아하는 장소/동네가 있나요?
조금 추상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기는 한데 좋아하는 동네가 이미 많이 사라졌어요. 좋아하는 곳들은 어떤 색깔로 변해버리지 않은 곳들. 뭘가 새로이 형성되어버린 영역들 ‘사이’에 있는 곳들? 변두리랄까, 그런 사연이 느껴지는 공간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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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빠 가게는 티베트인 매니저와 세계 각국에서 온 자원활동가들의 활동으로 운영됩니다. 자원활동은 3주 이상 할 수 있어야하며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만큼의 영어회화가 가능하면 누구든지 가능합니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사직동 1-7
화요일 – 일요일 12:00 – 20:00
http://www.rogp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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