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을 가진 좋은 글을 담은 책을 만드는 6699프레스는 그래픽 디자이너 이재영이 운영하는 일인 독립 출판사이자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다. 독립출판은 큰 규모의 출판사들과는 다르게 정해진 ‘매뉴얼’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디자인에 대한 고집이나 책의 내용 선택에 있어 자신의 색이 잘 드러난다.
2012년에 시작된 6699프레스에서 ‘6699’는 큰따옴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어졌다.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고 잊혀가는 장소들을 기록하는 책을 만들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탈북 청소년들의 디자인 워크숍을 기록한 『우리는 서울에 산다』를 시작으로,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수리법』, 게이 여섯 명과 그들이 커밍아웃한 이성애자 친구 여섯 명이 짝꿍을 이뤄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여섯』, 한국에서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것에 관한 대화를 담은 『한국,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 11』, 서울에서 30년 이상 된 오래된 목욕탕을 사진과 글로 기록한 『서울의 목욕탕』 외에도 6699프레스만의 목소리가 담긴 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떻게 출판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2년에 6699프레스를 시작했어요. 당시 독립출판이 막 태동했을 때였고, 그래픽 디자이너로써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거창한 목표까지는 아니었지만 사회에 필요한 책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한 권씩 만들기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출판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했어요.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와서 기획서가 잘 만들어진 내용을 가지고 작업하다 보니 콘텐츠에 대해 주체적이고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출판사를 시작해야겠다는 큰 포부는 없었어요.
대학원에서 서울이란 주제로 아이디어를 내 작업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서울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이 많잖아요. 그중 하나로 탈북 청소년이 바라본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었어요. 사실 탈북한 청소년의 70% 정도가 서울에 살고 있어요. 바로 옆집에 살 수 있는 존재가 티비에서는 굉장히 대상화되어 보여진다고 생각해서 탈북 청소년들과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 같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타자화된 시선이 아닌 우리의 가까운 이웃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하게 됐어요. 『우리는 서울에 산다』에는 이 친구들이 주체적인 시선으로 서울을 그리거나 찍은 사진이 담겨있어요.
처음부터 책으로 출판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작업이 모이다 보니 이걸 책으로 출판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실은 『우리는 서울에 산다 』를 출판하기 위해 6699프레스를 시작한 거나 다름없어요. 저는 책 표지에 이들이 ‘탈북자입니다’는 것을 알리기보다는 ‘책을 읽다 보니 탈북자에 관한 얘기였네’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이 사람이 부산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는 것처럼요. 일반 출판사에서 나왔다면 표지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아마도 띠지가 둘려지고 내용이 요약되어 있었겠죠.
6699press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게 된 건가요?
회사에 다닐 때 독립을 하면 쓰고 싶은 이름을 적어놨었는데, 그중 하나가 큰따옴표(“”)였어요. 6699는 숫자로도 읽히지만 따옴표로 읽히기도 해요. 이중적인 의미를 준다는 점도 좋았고, 큰따옴표처럼 하고 싶은 말, 필요한 말, 목소리를 전달하는 출판을 하자라는 의미에서 이 이름으로 정하게 됐어요.
사실 지금도 이런 식으로 주제에 접근하는 출판사를 만나기 어려운데, 판매와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처음 만들었던 책은 천부를 찍었는데 당시 독립 출판에서 천부는 굉장히 많은 부수였어요. 역시나 책은 많이 팔리지 않았고 집에서도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냐, 이런 일을 할 거면 취미로 해라’ 이런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그다음으로 낸 책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던 순간들 – 57일간의 산티아고>라는 긴 이름의 여행책이었어요. 산티아고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있었는데, 여행을 다녀온 후 블로그에 올린 여행기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 출판해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300부나 500부 사실 큰 차이는 없는데 집에 쌓아놓고 싶지 않아서 이번에는 300부만 찍었어요. 그런데 한 달 만에 300부가 다 소진된 거예요. 독립출판 서점에만 판매되었고 아직 독립출판 서점이 많지 않을 때였는데, 서점마다 베스트셀러 도서로 올라가게 된 거예요. 저한테는 좁은 시장 안에서 짧은 시간 안에 300명의 독자를 만나는 것이 너무 신기했어요. 그래서 200권 정도를 다시 찍었는데 모두 팔렸고 3쇄, 4쇄까지 갔어요. 이 책을 계기로 독립출판도 콘텐츠가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특정 소수 집단이 아니라 더 넓은 독자층을 만날 수 있구나라는 생각했어요.
보통 여행책 표지에는 사진이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서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이 책을 만들면서 왜 모든 산티아고 여행책은 표지가 화려할까. 왜 감성적인 사진이 들어가 있고 여행루트는 다 친절하게 설명해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 책이 말하는 여행은 삶을 돌아보는, 내 삶에 대해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나를 발견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텍스트가 말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진도 작게 들어가고 일부로 좀 불친절한 여행책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이렇게 디자인 한 책들이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과감한 시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그런데도 그렇게 독자들을 만났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요.
서울의 목욕탕은 어떻게 출판하게 된 건가요?
11권째 책을 만들어가다 보니까 하나의 목소리가 생긴 것 같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진지해졌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 덜 진지하지만 이런 의도를 내포할 수 있는 소재가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제가 책을 내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제가 가진 취미나 취향, 제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저 자신이 먼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책을 기획하고 만들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목욕탕을 정말 좋아해요. 부산에 살 때는 목욕탕이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서울에 와서 어느샌가 제가 목욕탕을 안 가고 있는 거예요. 그만큼 목욕탕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대부분이 사우나나 찜질방이 되어 있는 거예요.
처음에는 서울에 오래된 목욕탕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원초적인 질문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서울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지역성이 담긴 장소인 목욕탕을 건물이라는 측면으로 시작했는데, 목욕탕을 찾아다니다 보니까 건물로서의 기록은 재미가 없었어요. 그런 방식은 다른 사진가들이 이미 작업하기도 했고, 그것보다는 공간 안에 들어가서 사람들도 만나고 사람들이 이 공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집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목욕탕이라는 곳의 ‘장소성’을 기록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스크랩’이라는 행사를 했었어요.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익명으로 쫙 걸어 놓는 방식이었는데, A4 사이즈 필름에 사진을 인쇄해서 보여주고 관람객이 마음에 들면 넘버링을 해서 마지막에 사진을 살 때 사진작가의 이력을 뽑아주는 거예요. 제가 넘버링을 했던 사진작가 중에 ‘박현성’이라는 작가가 있었어요. 작가 소개 글을 받았는데 나이나 경력 없이 짧은 글이 쓰여 있었어요. ‘사라지기 전에, 과거가 되어버리기 전에 온전히 바라본 현상을 담고 싶다’. 이 글을 읽는데, 아 이 사람이랑 반드시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했죠. 그런데 생각보다 되게 젊은 거예요. 당시에는 25살이었어요. 이 나이의 친구가 오래된 장소를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필름 카메라로만 작업하는 작가였기 때문에 이 습기 많은 장소를 과연 잘 담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는 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같이 논의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게 됐어요.
서울의 목욕탕을 만들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무엇보다 섭외가 너무 어려웠어요. 서울시 구청에 메일을 보내서 20년 이상 된 목욕탕을 보내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거예요. (웃음) 그래서 30년 이상으로 찾아봤더니 100군데로 추려졌어요. 그 100군데를 인터넷 로드뷰를 통해서 하나씩 찾아봤는데 호텔이 같이 있거나 다른 장소가 돼버린 곳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목욕탕만 하는 곳을 추려 보니까 50군데 정도가 됐고 그중에서 30군데 정도를 찾아갔어요. 처음에는 전화로 섭외했는데 모두 ‘노’라고 하셨어요. 알고보니 이런 오래된 목욕탕들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 섭외를 많이 받았다가 촬영 때 매너가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던 거에요. 그래서 박카스 한 박스를 사 들고 찾아갔어요. 창구 구멍이 아래에 있으니까 무릎 꿇고 혹시 이런 기획이 있는데 가능할까 설득했죠. 실제로 문전 박대당한 적도 많았고 힘들게 허락한 곳이 이 열 군데에요. 허락 안 한 분도 있었어요. 그런데 들어가 봤더니 목욕탕 안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거기 일하고 있는 이발사 아저씨한테 기획을 설명하고 주인분께 허락을 받을 수 있을까 여쭤봤더니 그냥 몰래 찍으시라고 했던 곳도 있어요. 어떤 곳은 허락받고 올라갔는데 손님들이 물을 뿌리기도 했고요.
천 부정도 찍었는데 판매까지 일 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 나와준 책이기도 하고 돈이 많이 들기도 했어요. 실제로 이 책을 만들고 나서 사장님들께 책을 드리려고 찾아갔는데 벌써 목욕탕 문을 닫은 곳이 두 곳이었어요. 표지 모델이 되었던 이 목욕탕은 목욕탕 전체가 너무 아름다웠는데 문을 닫은 거예요. 그때는 정말 슬펐어요. 더 가까이서 기록하고 싶었는데 한 시간밖에 촬영을 못 했던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의도치 않게 이 책이 슬픈 책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욕탕을 오래오래 하고 싶다는 분들도 계셨는데 결국 문을 닫은 모습을 보고 굉장히 슬펐죠.
이후로도 사진책을 낼 계획이 있으신가요?
얼마 전에 서울에 사라지고 있는 동네에 있는 작은 공원들이 사유지가 되면서 사라지거나 건물이 들어서는 곳이 많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래서 공원을 기록하는 책을 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책이 있나요.
사실 한 권 한 권 다 소중하고, 어쨌든 제 목소리를 담는 책이다 보니까 다 애정이 가요. 그중에서 몇 권만 고르라면, 『한국,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 11』라는 책은 6699프레스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한국 디자인계에서 남녀 성비나 여성 이슈에 대해서 현재처럼 뜨거워지기 전에 기획되었던 책이에요. 그런데 이 책이 출간했던 시기에는 매우 뜨거운 감자가 됐었죠. 어떻게 보면 시기를 잘 탔기도 하고 예민한 주제였기 때문에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어요.
이 책은 ‘한국에서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일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두 사람의 대화로 시작돼요. 한국 디자인 학과의 남학생이 약 30프로 여학생이 70프로인데 막상 교수는 대부분 남성이고, 그들이 졸업하고 진입할 수 있는 출판 기획자도 남성이 훨씬 더 많은 수를 차지해요. 과연 여성에 관한 차별이 있을까, 왜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까. 여성 디자이너들이 놓인 차별적인 위치에 대해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에서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은 포트폴리오가 전혀 없어요. 디자이너를 다루는 대부분의 책에는 포트폴리오를 앞세워서 이 디자이너의 작업을 평가하는데, 그보다는 여성 디자이너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된 책이에요.
『여섯』은 여섯 명의 게이 친구들이 본인이 커밍아웃한 이성애자 친구와 짝궁이 되어 커밍아웃 이후 두 사람의 관계 – 좋은 친구가 되었는지 원수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한 책이에요.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친구가 함께 고민을 나눴을 때 더 인식하게 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어요. 매우 솔직하고, 따뜻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이 책은 피드백이 정말 많았어요. 사실 6699프레스가 피드백이 많은 출판사는 아니었어요. 독자들도 숨어있고. (웃음) 그때 받은 피드백이 ‘사람은 다르지 않다.’, ‘이 사람들의 사랑을 들으면서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예요. 이 ‘여섯’이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책에 담은 내용이 일방적인 외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책을 만들면서 다각도의 콘텐츠가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화를 생각하게 됐는데 한국에서 게이 만화가를 찾기가 쉽지가 않은 거예요. 그런데 마침 일본의 유명한 만화가 한 분을 소개받았어요. 그때는 유명하신지도 모르고 메일을 보냈는데 바로 다음 날 흔쾌히 답장을 주셨어요. 이 프로젝트가 끝난 후 이 책에 실렸던 단편 만화를 장편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나오게 된 책이『너의 뒤에서』예요.
6699프레스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요?
이 모든 과정을 혼자 감당하는 것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긴 해요. 하지만 책을 만들면서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일련의 과정을 한 사람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예민함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때로는 맡기고 싶기도 하잖아요. 그런 부분 때문에 고민이 되기는 한데 제가 선택한 삶이기 때문에 불편하거나 어렵다는 감정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최근 들어서 느낀 어려움은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개인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어서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가 가장 고민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도 함께하고 있어요.
어떤 그래픽 디자인을 추구하시나요?
텍스트가 말하는 맥락을 단순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 때로는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즐기는 방식이지만, 그 의미를 저 나름대로 단순화시킨다거나 직접적일지라도 맥락을 파악해서 숨겨놓는다거나 하는 방식을 좋아해요. 그래서 책들도 표지에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기보다는 콘텐츠와 만나서 증폭되는 디자인을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서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재밌고 매일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한 단어로 얘기하면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고 그것이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는 곳이기도 하고. 너무 다양한 것들이 공존하고 있어서 괴로움이라는 감정도 있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좋아하는 동네가 있다면요?
좋아하는 동네는 이 동네에요. 여기가 성산동인데요 홍대, 합정, 만원, 연남동이랑도 가까워서 장사를 하면 장사가 안되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웃음) 그렇지만 오래된 가게들이 많고 그 장소를 계속 좋아해 주고 찾아 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활력은 없어도 이 동네를 오랫동안 사랑해준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것이 느껴져서 좋아요. 빵이 맛있는 오래된 빵집이 있다거나 간판이 후줄근하지만 정말 맛있는 치킨집이 있다거나. 여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는 그런 삶이 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