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대신 사진기를 들고 일상을 기록하는 작가들이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유명한 안상수 교수의 one eye 프로젝트가 그러하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찍은 ‘한쪽 눈을 가린 사진들’ 속 지인들은 그의 피사체가 되어 당돌한 한 장의 초상으로 남는다. 눈을 가려달라는 가벼운 요청에 제각기 다른 포즈를 취한다. ‘한쪽 눈으로 세상을 봐달라’는 사진 속 규칙이 그 사람의 인격을 표현하는 제스쳐가 되어 개개의 사진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역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1938년 – 잡지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장난삼아 눈을 가리고 사진을 찍은 것이 이제는 one eye 프로젝트가 되어 그의 블로그에서 계속되고 있다.
안상수교수는 한글 글꼴 개발과 한글타이포그래피라는 분야를 이끌어온 선구가적인 역할을 하며 ‘안상수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글의 동그라미와 직각의 선들을 보고있자면 그 안에서 그래픽적인 맛을 많이 느낄 수 있다. 가령 ‘ㅁ’자인 네모만 떼어 놓거나 글자 중간 중간 들어가 있는 동그라미들을 보고 있자면 시각적인 유머가 툭툭 묻어나는데, 안상수 교수의 작업들은 그런 한글만이 가진 유니크한 맛와 그래픽적인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자유롭게 표현해낸다.
2008년 아이구글은 아티스트 캠페인을 주최하면서 70명의 유명한 예술가들에게 아이구글 웹피이지 디자인을 요청했다. 한국에서는 팝 아티스트 권기수씨, 스토우캣 작가 권윤주씨,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와 안상수 그래픽 디자이너까지 총 4명이 참여 했고 해외에서는 제프쿤스, 돌체 앤 가바나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자신만의 테마를 선보였다.
안상수체는 1985년에 발표된 글꼴로 닿자, 홀자, 받침의 모양과 크기, 위치가 항상 일치한다. 조금은 옆으로 삐져나가고 받침은 항상 홀자(중앙이나 우상단에 오는 모음)의 정 중앙에 온다는 특징을 가진다.
꽃을 형상화하는 듯하기도 하면서 ‘ㅎ’이라는 글자가 웃음소리를 떠올리기도 하여 유쾌하고 재미있는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