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이라는 단어에서 전해지는 어감이 좋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서양의 테라스라는 말이 풍기는 그것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옥상’이라는 공간에 특별한 추억이 있으신지 – 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을 읽으면서 ‘과연 그렇군.’이라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인 감상은 특별할 것 없습니다. 답답할 때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랄까요. – 하얗고 단단해보이는 건물, 계단을 걸어올라가면 디자인 사무소 녹색광선이 운영하는 ‘옥상상점’은 이름 그대로 작은 옥상을 이웃하고 있다. 기계로 찍어내는 대량생산품이 아니라 누군가가 고민하고 가슴 뛰며 만든 물건들로 가득한 옥상상점. 계속해서 변해가는 홍대 거리에서 혼자만이 시간을 비켜간 듯한 느낌이다.
옥상상점에서는 수수료 없이 작가들이 직접 만든 창작물을 판매하고 있다. 단순히 어떤 물건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전시, 공연, 교습 같은 모든 형태의 판매가 가능하다. 깨끗하게 정리된 옥상에서는 비정규적으로 프리마켓이 열린다.
까이에 드 서울 : 녹색광선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녹색광선 : 개인 디자인 사무실입니다. 프리랜서로 공간 연출을 주로 하고있고 경험 디자인과 관련된 전방위 아트 디렉팅을 합니다. 카페 녹색광선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 카페이자 연출된 작업물이며 동시에 사무실입니다.
옥상상점은 상설갤러리가 아닙니다. 다수의 창작자들이 입주하여 각 입주자가 작업을 심화하고 그에 필요한 유무형의 공간을 공유하고 과정이나 결과물을 전시/판매할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입니다.
기존의 시장이 순수 창작을 주어진 특정 양식으로만 생산/소비를 반복하고 있어 창작물이 그만의 고유한 형태를 제한하고 있다는 전제로 이에 반하는 것을 동기로 하며 창작물을 가장 순수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도록 창작자와 상점이 함께 모색한다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색의 과정과 결과물 모두가 옥상상점의 재화입니다.
녹색광선을 시작하기 전에는 무슨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전에도 공간 연출을 하셨었나요?
30여개의 상점(카페, 의상실, 식당 등)과 크리에이티브 사무실의 아트 디렉팅, 디자인, 시공을 했습니다.
전공이 영화 연출입니다. 공간연출도 저에게는 영화 연출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카페 녹색 광선은 어떤 공간인가요?
동명의 프랑스 영화 녹색광선(rayon vert)을 모티브로 유명무실한 홍대 번화가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현재 공간의 입지적 특징을 동명의 영화에서 말하는 녹색광선이라는 기호와 연결지어 시공간에 연출한 작업입니다.
‘옥상’이란 공간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으신지.
개인적인 감상은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답답할 때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공간이랄까요.
하지만 여전히 답답한 이유 속에 발을 붙이고 있다라는 페이소스가 옥상의 정서 같습니다.
@까이에 드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