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기와의 푸른빛을 담은 IISE는 전통 건축과 문양에서 영감을 얻어 고국으로 건너온 젊은 형제 디자이너 Terrence Kim과 Kevin Kim의 가방 브랜드다. 천연 염색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그만큼 주의를 기울여 세심하게 만들어진 가방에는 그 고유의 패턴과 질감이 잘 드러난다. 승려복에서 보던 무늬와 도복의 매듭 – 두 디자이너에 의해 재해석된 전통 패턴이 현대적인 감각에 정갈하게 맞물린다.
Interview
IISE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건가요?
IISE는 저와 형이 함께 디자인한 새로운 가방 브랜드에요. 2013년 1월에 정식으로 런칭했죠. 사실은 저희가 재미교포 2세거든요. IISE라는 이름은 여기서 왔어요. 저희 같은 한국인 2세의 경우 서양 디자인이나 스타일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저희는 한국 전통 디자인을 신뢰하고 거기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IISE의 가방은 그런 전통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희 가방을 통해서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보다 전통적인 한국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의지도 있어요.
디자인에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저희 부모님 두분 다 인생 대부분을 패션쪽에서 일하면서 보내셨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어머니 같은 경우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건축에도 관심이 많으셨거든요. 그런 어머니와 함께 어릴 때부터 뉴욕에 있는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많이 다니다보니 저희도 자연스럽게 건축이나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런 배경 때문인지 예전부터 디자인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IISE의 디자인 컨셉은?
저희는 한국 전통 디자인에 담긴 문양이나 디테일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그래서 그런 한국적인 디자인을 IISE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어요. 한옥 문양이나 승려들의 승복에 자주 사용되는 누비, 태권도복에 담긴 디테일이 저희 가방 디자인에 맞게 재해석되어 담겨있죠. 미국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디자인 감각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맛도 담긴 가방을 만드려고 해요. 두 문화의 퓨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어디에서 활동을 하시나요? 이유가 있다면요?
현재는 서울 한남동에 거주하고 있어요. 서울은 놀라운 도시에요. 매일 가게들이 다양한 물건들로 가득차죠. 가죽이나 천 같은 필요한 재료들이 모두 시장에 즐비되어 있어요. 지하철만 타면 어디든지 갈 수 있고요! 서울에 오기 전에는 중국에서 2년 정도 살았었는데 필요한 재료를 사기위해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하기도 했거든요.
가방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나요?
가장 어려운 부분은 저희가 사용하는 제품에 필요한 색을 찾기위해 천연 염색 공정을 거치는 거에요. 시골에 계시는 장인 분들의 도움을 받아 천연염색 공정을 거치는데 한국 전통 방식을 이용하기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손도 많이 가는 작업이거든요. 참을성이 필요한 작업이죠. 겨울 같은 경우에는 염색을 할 때 필요한 충분한 양의 햇빛을 받기가 어렵고 날씨가 추우면 천이 얼기도 해서 더 어려움이 많아요.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서 천을 염색하고 말리는 과정을 3일, 4일마다 5주간 반복해야하는데, 그래도 원하는 색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어요.
한국이나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저희는 시골여행을 좋아해요.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지 가죠. 서울도 멋진 도시지만 가끔은 조용한 시골에 머무는 걸 좋아하고 그러면서 많은 영감을 얻기도 해요. 길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여러 지방을 여행했었는데 음식도 맛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현재의 한국의 디자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요즘의 서울은 다양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도시죠.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이너들도 많아요. 그에 비하면 전통적인 한국 디자인을 접할 기회는 더 적지만 저희에게 굉장히 많은 영감을 줘요. 앞으로 5년 정도 시골이나 지방 도시의 작은 마을을 여행하면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요소들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