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헌책방, GAGARIN (가가린)
서울에서 하얀 타일로 된 ‘오래된’ 건물들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수리나 관리가 거의 되지 않아 곰팡이가 핀 듯한 으스스한 분위기를 주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건물을 부스고 모던하게 새로 짓는, 그런 경우에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어떤 ‘멋’이 있다. 밖으로 삐죽 나온 각진 붉은 배수관은 왠지 모를 디자인 적인 힘을 실어주고 (요즘 건물이라면 배수관을 깨끗하게 건물 안으로 들여보낼 것이다.) 조금씩 떨어져 나간 타일들이 왠지모르게 깊이감을 더해준다. 가가린이 위치한 효자동은 낮게 수평선을 그리는 2,3층 높이의 건물들이 많아 왠지 모르게 시야를 확 열어주는 느낌이다. 아파트나 고층빌딩이 많은 동네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
2008년에 문을 연 미술, 디자인 전문 헌책방 ‘가가린’. 가가린은 매우 작은 가게이다. 오히려 커다란 대형 서점이었으면 그 매력이 덜 했을 것이다. 왠지 모르게 작은 선물 상자에 뭔가를 꽉꽉 채워 넣은 느낌이다. 오른편으로는 소설이 있고 왼편으로는 전문서적이 있는데, 중고 책뿐만 아니라 보통 서점에서는 구하기 힘든 해외 사진집이나 개인이 만든 인디 잡지도 팔고 있다.
위탁판매 서점으로 유명한 가가린은 자신이 읽던 소설이나 사진집 혹은 직접 만든 인디 잡지들을 판매할 수도 있다. 평생 회원료는 5만원, 1년 회원비는 2만원.
가가린 안쪽에 자리잡은 갤러리 ONGROUNDSTUDIO (지상소)는 지상작업소를 의미한다.
건축의 틀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관한 전시를 열고 있다.
주소 / 종로구 창성동 122-12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