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빠키는 시각적 유희를 탐구한다. 80년대를 풍미했던 광고와 만화에서 영감을 받은 형형색색의 작업은 재료 자체에서 오는 물질적인 화려함이 아닌 그래픽으로 만들어 낸 이미지라는 점에서 미디어를 닮았다. 그녀에게 작업은 어떤 목적이 있어서라기 보다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놀이’다. 아이들이 내는 원초적인 소리에서 이름을 가져온 빠키의 1인 스튜디오 ‘빠빠빠 탐구소’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감성에 충실하자는 의미에서 붙어졌다.
“기하학적인 도형들의 유사한 형태적 요소들과 패턴의 요소들의 규칙과 반복에 의해 이미지들이 시각적 리듬을 찾아내며 회전의 주기성을 가진 각 요소들의 움직임들은 뚜렸한 반복적 운동을 통해 이미지들이 증폭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Seoul urban art’ 프로젝트에서 빠키에 의해 선택된 곳은 파손되어 버려진 느낌을 주는 장소들로 도시의 음지에 위치한 곳들이다. 빠키의 유희적 패턴은 그런 장소의 풍경들과는 확연히 대조되면서 우리는 마치 다른 차원의 공간을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Seoul Urban Art Project 작업을 할 때 각 지역의 의미를 찾아 그 지역의 의미와 연결되는 형태의 작업을 진행한다. 이번에 작업한 당고개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무당들이 많이 밀집해있으며, 또한 빈집도 많았다. 그 중에 내 눈길을 잡은 곳은 무당들이 신을 모시던 신당이 버려진 빈집이였다. 그 신당들은 대부분 무당들이 황급히 떠난 듯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었다.
그들은 왜 그들이 신성시 여기던 공간에 흔적도 지우지 못한 채 황급히 떠나야 했을까. 우리가 무당을 찾아가는 의미는 미래에 대한 불안해소에 대한 목적이 있다. 이러한 행위에는 보다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 것,그리고 걱정 없는 안정적인 미래를 찾아가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벽에 그려진 ‘쌀통’프린트’는 인간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의식주 중의 중요한 요소인 ‘식’을 상징한다. 무당은 그들을 찾는 사람들에게 ‘식의 희망’을 전해주고, 그들 또한 그로 인해 ‘식’을 구한다.풍성함을 상징하는 ‘쌀통 프린트’를 통해 나는 빈 신당으로 하여금 다시 풍성한 행위의 반복을 기원하고 싶었다. 그것은 곳 행복한 삶의 순환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