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개성에서 태어난 사진작가 한영수는 그림과 사진을 배우며 유복한 유년기를 보낸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인해 전쟁 참전 후 서울로 돌아온 그는 폐허가 된 가난한 도시로써의 서울을 마주하게 된다. 그가 1956년과 1963년 동안 작업한 사진 속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서구적인 건물의 모습에서 그 시대에 다가오고 있던 ‘모던 타임즈’를 엿볼 수 있다.
구획없이 흩어지는 사람들의 움직임, 텅빈 공터, 땅끝으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 그가 사진에 담은 정밀하고 아름다운 화면의 구성은 왠지모르게 기괴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광고 사진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한영수는 한국 최초 리얼리즘 사진 연구 단체 ‘신선회’ 창립 회원중 한 명으로 1966년에는 패션 사진전문 스튜디오를 시작하는데, 몇 몇 사진에서 패션에 대한 그의 관심을 볼 수 있다. 현재는 그의 사진들은 딸 한선정씨가 세운 한영수 재단에 의해 보관되고 있다.